입주 때 분양가 밑돌면 환매
분양가 무관하게 낮은 계약금
에어컨 등 유료옵션 무료제공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 소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고금리에 청약 시장도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들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파격적인 분양 혜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4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2026년 8월 서울 강동구 길동에 준공하는 주거용 오피스텔 '강동역 SK 리더스뷰' 잔여 물량을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분양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 측은 "자사 시공 물량에 이 방식을 도입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환매조건부 분양은 입주 시점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으면 후분양자가 사업 주체에 되팔 수 있는 방식이다. 시행사 측에서는 2026년에 주택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민간 건설사와 시행사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잔여 물량을 해결할 수 있는 데다 계약자들은 입주 시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요소를 사전에 덜어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환매조건부 분양은 주로 지방에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 수도권, 그중 서울에서 오랜만에 이 같은 분양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2018년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아파트를 분양하며 환매조건부 방식이 나왔다. 당시 대구에서 미분양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주택경기가 상승세를 타며 환매조건부 분양이 크게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이러한 방식이 나타났고 급기야 서울로까지 번졌다.
신규 분양에서 중도금 무이자는 기본 옵션처럼 변해버렸다. 인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계약금 10% 납부 시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받고 효성중공업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는 계약금 5% 납부와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진행했다. 해링턴 플레이스는 발코니 확장 시 주방 벽과 주방 상판 세라믹 타일, 광파 오븐과 사각 싱크대, 거실과 주방 조명등, 복도와 거실 시트 패널 마감 등 다양한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DL건설의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으로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을 덜었다. 대방건설이 분양하고 있는 '부산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그랑루체'는 분양가상한제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도입했고, 호반건설이 분양 중인 '위파크 안동 호반'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마련했다. 특히 중도금은 4% 고정금리다. '이천자이 더 리체'는 1차 중도금 납입 시점을 전매제한 기간 이후로 하도록 했다. 1차 중도금 납입 전에 전매가 가능하게 해 중도금 대출 부담을 낮춘 것이다.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은 발코니 확장 때 시스템 에어컨을 유료에서 무료 옵션으로 변경했고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는 발코니 확장과 전기 오븐, 천장형 에어컨을 무상으로 변경해 제공하고 나섰다.
[서진우 기자]